오늘의 사건
준수가 영수증을 들었다. 카페 카운터에는 새 커피머신이 아직 비닐도 안 뜯긴 채 서 있었다.
“이거 80만 원 현금으로 샀어. 자산이 80만 원 줄어든 거지? 통장도 줄었고.”

호일이 기계를 턱짓했다.
“형, 그럼 가게에 아무것도 안 생긴 거래가 되잖아. 돈만 날리고 기계는 어디로 갔대?”
준수가 머뭇거렸다.
“아니, 기계는 여기 있는데… 그래도 현금이 줄었으니 자산이 준 거 아냐?”
이 질문이 네 번째 수업의 출발점이다.
준수와 호일의 대화
준수: 현금이 줄었으니 자산이 줄었지. 현금이 자산이잖아.
호일: 맞아, 현금은 자산이야. 근데 커피머신도 자산이야. 자산의 형태가 바뀐 것이지, 사업 전체가 80만 원만큼 허공으로 사라진 게 아니야.
준수: 그럼 항상 무언가를 주면 무언가를 받는다는 거야?
호일: 그게 복식부기가 세상을 보는 방식에 가까워. 한쪽만 움직이는 사건은 설명이 미완성이야. “무엇을 얻었고 무엇을 내주었나”를 답할 수 있어야 분개가 보여.
준수: 기부금처럼 받기만 하는 건? 공짜로 받은 돈은?
호일: 그래도 설명은 두 줄이야. 현금을 얻었고, 그 대가로 갚을 의무가 없는 유입(자본·수익 성격 등)이 생긴다. ‘공짜’처럼 보여도 장부에서는 상대편이 있어.
준수: 1화는 입금의 의미, 2화는 누구의 이야기, 3화는 서명과 시점. 오늘은?
호일: 모든 사건을 관통하는 기본 문장이야. 무엇을 얻었고, 무엇을 내주었나.
사건을 다시 보자
1~3화에서 쌓은 질문을 한곳에 모아 보자.
- 누구의 성적표인가? (실체)
- 오늘 실질이 움직였는가? (인식 시점)
- 무엇을 얻었고 무엇을 내주었나? (교환의 두 얼굴)
이 세 번째 질문이 나중에 차변·대변으로 연결된다. 지금은 기호보다 문장으로 훈련한다.

현금으로 물건을 살 때의 올바른 감각:
현금↓ + 다른 자산↑ (또는 비용↑)
“자산이 그냥 줄었다”가 아니다.
오늘의 목표를 한 문장으로 고정하자.
모든 회계 사건의 첫 문장은 무엇을 얻었고, 무엇을 내주었나이다.
오늘은 그 두 줄을 말하는 데 집중한다. 차변·대변의 위치 암기, 감가상각, 원가 배분은 다음 레이어에서 얹는다. 먼저 필요한 감각은 하나다. 한쪽만 움직이면 설명이 미완성이다.
같은 ‘돈 씀’, 세 가지 얼굴

위 그림의 요지는 1~3화와 같다. 현금이 움직인 것처럼 보여도, 짝이 되는 상대편이 다르면 성적표가 달라진다.
- A 원두 현금 구매: 재고↑ / 현금↓ — 자산의 형태 변경
- B 은행 차입: 현금↑ / 부채↑ — 빌린 돈 (1화와 연결)
- C 전기요금 지급: 비용↑ / 현금↓ — 다른 자산으로 남지 않고 소비된 효익
준수의 가게로 숫자를 단순하게 맞춰 다시 보자.
장면 A — 원두 50만 원 현금 구매
통장 감각: “돈 나갔다 = 자산 감소 = 손해.”
회계 감각: 현금은 줄었고, 원두라는 자원이 늘었다. 총자산은 대체로 유지된다(구성만 바뀜).
장면 B — 운전자금 300만 원 차입
통장 감각: “큰돈 들어왔다 = 잘됨.”
회계 감각: 현금↑와 함께 갚을 의무↑. 얻은 것과 생긴 것이 한 쌍이다.
장면 C — 전기요금 20만 원 현금 지급
통장 감각: “또 나갔다 = 또 손해.”
회계 감각: 현금↓. 다만 원두·기계처럼 남는 자산이 아니라, 이미 쓴 효익(기간비용)에 가깝다. A와는 결이 다르다.
세 장면 모두 ‘돈이 관련’된다. 세 장면 모두 “자산이 그냥 줄었다”로 뭉개면 안 된다.
머릿속으로 분개하기
각 사건에서 “얻은 것 / 내준 것(또는 생긴 의무)”을 두 줄로 적어 보자.
- 현금 50만 원으로 원두를 샀다.
- 은행에서 300만 원을 빌렸다.
- 상품을 70만 원에 외상으로 팔았다. (원가는 잠시 무시)
- 전기요금 20만 원을 현금으로 냈다.
힌트 문장: “한쪽만 쓰면 미완성. 짝을 찾아라.”
실제 분개
시즌 1 초반이므로 계정 이름을 외울 필요는 없다. 두 줄이 보인다는 것만 표로 확인하자. (단위: 원)
1) 원두 현금 구매
| 차변 | 금액 | 대변 | 금액 |
|---|---|---|---|
| 재고자산 | 500,000 | 현금 | 500,000 |
- 얻은 것: 재고
- 내준 것: 현금
- 준수의 커피머신 구매도 같은 구조다. (재고 대신 비품·기계)
2) 차입
| 차변 | 금액 | 대변 | 금액 |
|---|---|---|---|
| 현금 | 3,000,000 | 차입금 | 3,000,000 |
- 얻은 것: 현금
- 생긴 것: 부채
3) 외상 매출 (원가 제외 단순화)
| 차변 | 금액 | 대변 | 금액 |
|---|---|---|---|
| 매출채권 | 700,000 | 매출 | 700,000 |
- 얻은 것: 받을 권리
- 제공한 것: 상품·서비스에 대한 성과(수익)
- 현금이 아직 안 들어와도, 권리가 생기면 이야기가 시작될 수 있다. (3화의 ‘시점’과 연결)
4) 전기요금 지급
| 차변 | 금액 | 대변 | 금액 |
|---|---|---|---|
| 전기료(비용) | 200,000 | 현금 | 200,000 |
- 얻은 것: 이미 소비된 효익(기간비용)
- 내준 것: 현금
- 이 경우는 “다른 자산으로 형태가 남는” 구매와 다르다. 소비가 즉시 일어난 지출이다.
차변 합계와 대변 합계는 각각 같다. 오늘은 위치 암기보다 “설명이 두 줄”이면 충분하다.
재무제표에는 어떻게 보일까
| 사건 | 총자산 | 설명 |
|---|---|---|
| 현금→기계/재고 | 대체로 유지 | 구성만 변경 |
| 차입 | 증가 | 부채도 함께 증가 |
| 외상 매출 | 증가 | 자본(이익)도 증가 가능 |
| 전기요금 | 감소 | 비용으로 자본(이익) 감소 |
“돈을 썼다”는 관찰은 출발점일 뿐이다. 회계 마인드는 그 돈이 다른 자원으로 남았는지, 소비되어 사라졌는지, 빚을 갚는 데 쓰였는지를 묻는다.
준수의 첫 문장(“자산이 80만 원 줄었다”)으로 돌아가 보자. 현금 80이 줄고 기계 80이 늘었다면, 총자산이 80만큼 허공으로 사라진 것이 아니다. 형태가 바뀐 것이다.
오늘 얻어갈 감각
모든 회계 사건의 첫 문장은 이것이다. 무엇을 얻었고, 무엇을 내주었나.
실무 문장으로 바꾸면 이렇다.
영수증이 보이면, “얼마 나갔나”보다 먼저 “무엇을 얻었나”를 적는다.
잠깐, 직접 판단해보자
답을 바로 보지 말고, 먼저 한 줄로 써 보자.
- 중고 냉장고를 현금으로 팔았다. 얻은 것/내준 것은?
- 보증금을 돌려받았다. “수익”인가, 자산 구성의 변화인가?
- 카드로 광고비를 결제했다. 현금은 당장 안 줄었는데, 무엇을 얻었고 무엇이 생겼나?
짧게 보는 힌트
- 현금↑ / 냉장고(자산)↓. (처분손익은 나중에 얹을 수 있다.)
- 보통 수익이 아니다. 보증금이라는 권리(또는 예치)가 줄고 현금이 는, 구성 변화에 가깝다.
- 광고라는 효익(또는 선급·비용)과 함께, 카드 대금이라는 갚을 의무가 생길 수 있다. 현금이 안 움직였다고 사건이 없는 게 아니다.
관련 검색형 글: 현금으로 물건을 사면 자산은 줄어든 걸까
검색형 글은 “현금 구매 = 자산 감소?” 한 질문에 초점을 둔다. 오늘 수업은 모든 사건의 두 얼굴에 초점을 둔다. 겹쳐 보이더라도 질문이 다르다.
다음 수업
이제 “돈이 들어왔다”를 더 위험하게 분해한다.
→ 5화. 돈이 들어왔다고 번 것은 아니다
시즌 1 목차: 도제식 회계 수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