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사건
볼링 레인이 덜컹 울렸다. 준수가 던진 공이 핀을 몰아쳤고, 스코어판에 엑스(X)가 떴다.
“오! 스트라이크!”
호일이 박수를 치다 말고, 레인 쪽을 가리켰다.
“형, 방금 뭐가 움직였어?”
준수가 어깨를 으쓱했다.
“공이 굴러갔지. 핀이 쓰러졌고.”
“그렇지. 공이 떠난 사건과 핀이 쓰러진 사건이 한 세트야. 공만 던지고 핀이 그대로면 스트라이크가 아니잖아.”

준수가 다음 공을 집다 멈췄다.
“…회계도 그렇게 보라는 거야?”
“오늘 수업이 그거야. 거래에는 왜 항상 두 얼굴이 있을까.”
이 질문이 일곱 번째 수업의 출발점이다.
준수와 호일의 대화
준수: 4화에서도 “무엇을 얻었고 무엇을 내주었나”라고 했잖아. 그게 두 얼굴 아냐?
호일: 맞아. 오늘은 그걸 구조로 고정한다. 왜 한쪽만 적으면 장부가 거짓말쟁이가 되는지.
준수: 예를 들어?
호일: “현금 90만 원 줄었다”만 적으면, 가게에서 돈이 증발한 것처럼 보여. 근데 제빙기를 샀으면 기계가 늘었고, 전기요금이면 효익을 소비했고, 대출 원금이면 빚이 줄었어. 현금↓는 같아도 짝이 다르면 이야기가 달라져.
준수: 6화에서 출금 결을 가른 게 그거네.
호일: 응. 6화가 ‘결을 가르기’였다면, 7화는 왜 결을 반드시 짝으로 써야 하는지야. 볼링으로 치면, 공의 궤적만 기록하고 핀의 변화를 안 적는 것과 같아.
준수: 그럼 차변·대변이 그 두 얼굴이야?
호일: 나중에 붙는 이름이지. 지금은 이름보다 감각이 먼저야. 한쪽만 움직인 거래는 설명이 미완성이다.
준수: 공짜로 받은 돈은? 한쪽만인 것 같은데.
호일: 그래도 짝이 있어. 현금↑와 함께, 갚을 의무가 없는 유입(자본·수익 성격 등)이 붙지. ‘공짜’처럼 보여도 장부에서는 상대편이 있어.
사건을 다시 보자
1~6화가 쌓은 눈을 한 문장으로 묶으면 이렇다.
회계상 거래는 항상 두 줄로 설명된다. 무엇을 얻었고(또는 무엇이 생겼고), 무엇을 내주었나(또는 무엇이 줄었나).

볼링 비유를 장부에 옮기면:
- 공만 본다 → “돈이 나갔다 / 들어왔다”
- 핀까지 본다 → “그래서 무엇이 바뀌었나”
복식부기는 규칙을 외우라고 생긴 장치가 아니다.
세상의 교환을 빠짐없이 읽으려다 보니, 자연스럽게 두 얼굴이 된 것이다.
오늘의 목표를 고정하자.
한쪽만 움직이면 미완성이다. 거래의 짝을 반드시 찾는다.
차변·대변의 좌우 암기는 시즌 2에서 본격적으로 한다. 오늘은 “왜 두 줄인가”만 설치한다.
같은 현금↓, 다른 짝
준수가 이번 주에 겪은 출금을, 볼링 스코어처럼 짝으로 다시 보자.

장면 A — 제빙기 90만 원
- 얼굴 1: 현금↓
- 얼굴 2: 비품↑
- 한 줄 요약: 자산의 형태 변경 (4화·6화와 연결)
장면 B — 전기요금 20만 원
- 얼굴 1: 현금↓
- 얼굴 2: 비용↑ (소비된 효익)
- 한 줄 요약: 남는 자산이 아니라 기간 소비
장면 C — 대출 원금 50만 원
- 얼굴 1: 현금↓
- 얼굴 2: 부채↓
- 한 줄 요약: 빚을 갚음 (6화와 연결)
세 장면 모두 “돈이 나갔다”로 시작하면 alike하다.
두 번째 얼굴을 쓰는 순간, 성적표가 갈린다.
입금도 같다. 5화의 예약금·대출·회수는 모두 현금↑지만, 짝이 선수금·차입금·매출채권으로 갈렸다.
두 얼굴은 출금 전용이 아니다. 모든 회계상 거래의 문법이다.
머릿속으로 분개하기
다음 사건에서 “얼굴 1 / 얼굴 2”를 먼저 말해 보자. 기호는 나중이다.
- 현금으로 원두 40만 원을 샀다.
- 은행에서 200만 원을 빌렸다.
- 커피를 30만 원에 현금으로 팔았다. (원가 무시)
- 지난달 외상값 50만 원을 오늘 입금받았다.
- 사장이 개인 돈 100만 원을 사업 통장에 넣었다.
힌트: 볼링처럼 “뭐가 굴렀고, 뭐가 쓰러졌나(또는 늘었나)”.
실제 분개
표는 두 줄이 보인다는 확인용이다. (단위: 원)
1) 원두 구매
| 차변 | 금액 | 대변 | 금액 |
|---|---|---|---|
| 재고자산 | 400,000 | 현금 | 400,000 |
얼굴: 재고↑ / 현금↓
2) 차입
| 차변 | 금액 | 대변 | 금액 |
|---|---|---|---|
| 현금 | 2,000,000 | 차입금 | 2,000,000 |
얼굴: 현금↑ / 부채↑
3) 현금 매출
| 차변 | 금액 | 대변 | 금액 |
|---|---|---|---|
| 현금 | 300,000 | 매출 | 300,000 |
얼굴: 현금↑ / 수익↑(성과)
4) 외상 회수
| 차변 | 금액 | 대변 | 금액 |
|---|---|---|---|
| 현금 | 500,000 | 매출채권 | 500,000 |
얼굴: 현금↑ / 채권↓ (구성 변경)
5) 사장 출자
| 차변 | 금액 | 대변 | 금액 |
|---|---|---|---|
| 현금 | 1,000,000 | 자본금 | 1,000,000 |
얼굴: 현금↑ / 자본↑
차변 합과 대변 합이 같아지는 이유는, 나중에 “균형”으로 배운다.
오늘은 설명이 항상 짝이라는 감각이면 충분하다.
한쪽만 남은 분개는, 레인에 공만 던지고 핀을 안 본 스코어와 같다.
재무제표에는 어떻게 보일까
| 사건 | 두 얼굴의 결과 | 착시 |
|---|---|---|
| 현금→비품 | 총자산 구성 변경 | “자산이 줄었다” |
| 현금→비용 | 자산↓ + 이익↓ | “돈 나간 만큼만 보면 됨” |
| 차입 | 자산↑ + 부채↑ | “돈 들어왔으니 대박” |
| 외상 회수 | 자산 구성 변경 | “오늘 또 벌었다” |
| 출자 | 자산↑ + 자본↑ | “매출이 난 달” |
재무제표는 마법이 아니다.
거래의 두 얼굴을 모아 놓은 성적표에 가깝다.
그래서 한쪽만 읽으면, 스트라이크인데 스페어로 적는 실수가 난다.
오늘 얻어갈 감각
거래에는 항상 두 얼굴이 있다. 한쪽만 움직이면 설명이 미완성이다.
실무 문장(볼링장 버전):
공이 굴렀으면, 핀이 어떻게 됐는지를 반드시 적는다.
시즌 2에서 만날 차변·대변은, 이 두 얼굴에 자리를 부여하는 문법이다.
오늘은 자리 암기보다 짝을 찾는 습관이 본체다.
잠깐, 직접 판단해보자
다음 공 던지기 전에, 한 줄로 써 보자.
- “비용만 늘었다”고만 적힌 메모가 있다. 빠진 얼굴로 무엇을 의심해야 할까?
- 중고 냉장고를 현금으로 팔았다. 두 얼굴은?
- 카드로 광고비를 결제했다. 현금은 아직이다. 그래도 두 얼굴인가?
짧게 보는 힌트
- 현금·미지급·선급 등 무엇을 대가로 소비했는지가 빠졌을 수 있다.
- 현금↑ / 냉장고(자산)↓. (처분손익은 나중에 얹을 수 있다.)
- 그렇다. 광고 효익(또는 비용)과 갚을 의무가 짝이 될 수 있다. 현금이 안 움직여도 두 얼굴일 수 있다.
관련 글: 4화. 무엇을 얻었고 무엇을 내주었나 · 현금으로 물건을 사면 자산은 줄어든 걸까
4화가 질문의 연습이라면, 7화는 왜 그 질문이 필수인지를 구조로 못 박는다. 레인은 달라도 질문이 한 겹 더 깊다.
다음 수업
두 얼굴을 봤다면, 이제 가게의 상태를 세 바구니으로 나누어 담는다.
자산·부채·자본으로 사업을 나누기.
→ 8화(예정). 자산·부채·자본으로 사업을 나누기
시즌 1 목차: 도제식 회계 수업